익숙함을 다룬 독창적인 애니메이션이 라 할 수 있습니다. 작품의 주인공은 그동안 정을 쌓은 세이버 마리오넷 (일종의 AI)을 위해 인간 여성의 구출을 사실상 포기했습니다.‘본 적 없는 진짜’와 ‘진짜로 보이는 가짜’ 중 후자를 택한 셈인 것이지요. ----------------------------------작중 배경은 외계 행성인 테라2로 남자 밖에 없는 행성이다. 22세기말 지구의 폭발적인 인구 증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직된 이민선단에서 이 행성에 불시착하여 살아남은 단 6명뿐인 생존자는 모두 남자였는
작가님, 농사지으신다면서요? 작가라는 호칭에 그녀는 순간 당황했다. 작가라는 호칭을 들어본 게 얼마만인가. 물론 작가긴 했다. 그녀가 등단한 건 이십여년 전, 신춘문예로 화려하게 등단한 뒤 간간히 단편을 썼고, 세권의 소설집을 냈다. 신간 출판 즈음이면 중앙일간지와 인터뷰도 했다. 그러나 책은 팔리지 않았고, 상상력은 나이와 반비례하여 쏜살같이 사라졌으며, 엄마를 모시겠다고 지리산 자락에 묻힌 이후로는 세간의 관심도 문학적 상상력도 함께 묻혔다.(정지아의 단편 자본주의의 적p.47)박사님, 이것 짬 보씨요. 박사님 나왔소. 거기 고
우리의 불행은 당연하지 않습니다.그렇습니다. 우리에게 일어난 참사는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닙니다. 김누리교수의 책은 참사이전에 나왔지만 제가 교수님의 책을 읽어보니 지금의 사태를 진단해 볼 수 있었습니다. 두가지 이유를 들어보겠습니다. 첫째는 군사문화의 전면적인 지배입니다 우리는 군사문화가 너무도 뿌리깊고, 너무도 널리 퍼진 사회에서 살고 있습니다. 지금도 대학에서 군대식으로 학생들 군기를 잡는다는 보도가 나오곤 하지요. 그러다가 폭력에 의해 학생들이 다치는 일도 다반사입니다. 운동선수들이 정기적으로 해병대 훈련장 같은 곳에서 ‘정
다시 꺼내들었습니다. 재미있는 소설책인 탓도 있습니다만 보지 않아도 느낄 수 있다를 "보지 않아도 생각할 수 있다"로 바꾸면 우리의 연대에 대해서도 새로운 접근이 가능하지 않을까에서입니다.우선 김초엽 작가의 책과는 관계없는 백래쉬를 먼저 풀어보겠습니다.백래쉬는 수잔 팔루디가 1991년에 쓴 책 『백래쉬』를 통해 퇴행의 형태로 알려집니다. 우리만의 문제도 아닌 것이 미국도 갑작스러운 낙태권 폐기판결이 나오고 이탈리아도 극우정당이 집권하는 등 세상이 단단히 후진을 마음먹은 듯 합니다.백래쉬는 사실 공학기술용어입니다.톱니바퀴, 나사 등
어떻게 이런 문장을 쓸 수 있을까요? 라고 하면 많은 작가가 가능하지만 어떻게 이런 삶을 살까요라고 하면 저에게는 박완서 작가입니다.박완서 작가는 나이 40에 등단을 해서 성공한 작가입니다. 그래서 늦게 글을 쓰기 시작한 사람 아니 늦게 공부할려는 사람들에게는 롤 모델입니다.박완서가 특별하게 탁월하게 잘 쓸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작가는 자신의 경험치 안에 있는 것이 아니면 글쓰기가 힘들다고 말을 한 바 있습니다. 저는 여기서 포인트는 경험이 아니라 경험치라는 것입니다. 오늘은 박완서 작가의 단편을 소개합니다.우선 작가의 글을
모든 소설이 그렇지는 않지만 특히 오늘 소개하는 윤성희작가의 문체는 마치 의식의 흐름같은 만연체로 장황하기 그지없습니다.그 장황함속에서 등장인물들이 겪는 묵직하고 만만치 않은 사건과 감정들은 지독하게 압축적으로 담담하게 그려냅니다. 옛날 소설이 전개 고조 절정 해갈 같은 요즘 보면 약간 통속적이기까지 한 전형적인 감정의 무브먼트가 있다면 윤 작가의 소설은 다 읽고 나면 감정이 뭉터기로 내 마음에 툭 떨어져 좀처럼 벗어나기가 어렵습니다. 어찌보면 인생은 보고서가 아닌데 보고서처럼 깔끔하게 답이 쥐어지고 그 답대로 살기만 하면 되는 것
우리가 소설을 읽는 목적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아니 소설을 읽는다는 것은 목적을 내려놓는 일이기도 하겠지요그렇지만 저는 소설을 읽으면서 꾸준히 나, 더 크게는 인간의 허위적이고 기만적 혹은 자기 중심성을 견제하고 타인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끌어올려 삶에 대한 납득과 적응을 용이하게 하고자 합니다. 전통심리학은 인간의 부정적 측면에 초점을 맞추고 긍정적 방향으로 바뀔수 있도록 하는데 주력했다면, 요즘의 심리학은 인간 행동의 좋은점을 더 향상시키는 긍정심리학에 더 기울어져 있습니다. 인간의 긍정적 정서는 부정적 정서를 상쇄시키고, 인간
공통적으로 생각하는 나쁜 죽음은 가족을 곁에 두지도 못한 채 병원에서 말 그대로 '숨만 붙여 놓는' 연명의료를 받다 감염 등에 따른 합병증으로 생을 마감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이런 무의미한 연명의료 없이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다 원하는 곳에서 맞는 죽음은 웰다잉 '좋은 죽음'으로 꼽지요.코로나 감염격리로 인해 요양병원에서 홀로 죽음을 맞는 삶이 오는 것을 알지 못하던 2019년 정소현 작가의 '품위 있는 삶'은 한국일보문학상을 받았습니다.이 책은 흥미로운 반전과 날카로운 현실 감각을 선사하는 정소현 작가의 단편 여섯 편이 수록돼
장강명 편혜영 김초엽 배명훈 김중혁 설마 이 작가들을 한명도 모르시지는 않죠마치 올스타전하듯이 작가들이 모여서 내놓은 책이 놀이터는 24시입니다.얼마전 친한 책동지가 자신이 속한 독서회 맴버 일부가 수개월동안 오디오북을 듣고 독서회에 참여했다는 사실과 그들이 책을 눈으로 읽는 방식을 고수하는것은 고루한 방식이라는 식의 말을 하며 은근히 자기를 조롱했다는 말을 하면서 분개했습니다. 저 또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오디오북은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했죠.순간적으로 제가 속한 독서회의 맴버들을 떠올리기도 했는 데 에이 설마하면서 이내 고개를 흔
앞서 우리 신문을 통해서 강화길작가의 을 소개한 바 있습니다.https://www.nextplay.kr/news/articleView.html?idxno=2169당시 함께 읽은 책 동무들 다수의 냉혹한 비평에도 불구하고 나는 소설에 대한 호의와 작가에 대한 애틋한 응원의 마음을 저버릴 수 없었는데, 작가가 소설을 통해 보여준 사회적 약자들 ,특히 여성들의 모습 때문이었습니다. 그것은 분투와 위악 이외에 부조리한 삶을 살아낼 무기가 없었던 약자들의 결연함에서 존엄성을 지켜내려는 몸부림, '수치스러울 겨를이 없는 절박
조창훈의 pick 소설가 이기호는 "소설은 세상을 응전하는 속도가 느리다" 라고 말합니다.문명사가 도전과 응전이라고 하는 데 더 정확하게는 도발과 응전이겠죠소설은 많이 맞은 다음에서 시작한다는 이야기인가요?응전은 돌려세우기도 하고 맞서기도 하고 모른 척하기도 하고 타이르기도 하고 조창훈이 도발을 하면 송지원이 응전을 하는 모양새도 그렇기도 합니다.아래부터는 송지원님의 글입니다. "착하게 살아라, 말 곱게 해라, 울지마라, 말대답하지 마라, 화내지 마라, 싸우지 마라, 귀에 따지가 앉도록 그런 얘길 들어서 난 내가 화가 나도 슬퍼도
콩트 : 단편 소설보다도 짧은 소설. 대개 인생의 한 단면을 포착하여 그리는데 유머, 풍자, 기지를 담고 있다.이 글은 일단 짧기는 한데 풍자와 기지는 있나요? 시작합니다. 우리는 부모님께 가급적 덜 부담드리기 위해 직장생활하며 모아온 돈의 한도내에서 결혼 준비를 하기로 했다. 집 역시 당연히 포함이었다.젊은 신혼부부에게 풍족한 돈이 있을리 만무였다.우리는 수없이 발품을 팔고 다닌 끝에 마음에 쏙 드는 집을 발견했다. 전세금이 부족했다. 수중에 있는 금액에 딱 맞는 집도 있었지만 그 집은 도무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도
내가 여름이야 한계단 한계단 올라 여름의 문을 열었다. 여름이 보이지 않았다. 금새라도 빗방울을 떨어뜨릴 기세 충만한 구름과 물기를 가득 머금은 바람뿐이었다. 여름이 사라졌다.나 : 여름은 어디 간거지?여름 : 여기 있잖아.나 : 이게 여름이라고? 해도 하나도 없고 바람도 많이 불고 금새 비가 쏟아질것 같아. 여름이자너. 더워야지. 뜨거워야지. 햇빛이 필요해. 그래야 휴가도 가고 수영장도 가고 바닷가에 가서 놀수 있는데.여름 : 태풍이 오려구 그러는거야. 여름이라고 항상 덥고 뜨거운건 아니야. 나 : 태풍? 태풍은 나쁜거잖아. 태풍
조창훈의 pick이기호 작가의 소설은 윤리적입니다. 그런데 슬프고 무겁습니다. 미시층위 같은 수사 빼고 한발짝 더 들어가보면 우리는 누구의 입장에서 착하다고 하는 것일까요?이기호 작가는 1999년 단편 소설 『바니』로 등단한 이후 기발한 상상력과 구어체를 사용한 독특한 서술방식을 무기로 능청스럽고 해학적으로 현실의 문제들을 다룬 소설들을 발표하였습니다.그의 소설이 다루는 해학성은 우리 문학의 지향점이 되어야 한다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흥부전을 예로 들자면 '놀부'가 풍자의 대상이라면, '흥부'는 해학적으로 표현되어 동정심 연민의
야콥센으로 검색하면 덴마크 노르웨이에서 꽤 많은 성씨라고 보입니다.보이지 않는 것들의 저자 로이 야콥센은 1954년 12월 26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출생핬으며 1982년 첫 단편을 시작으로 노르웨이 작가연합이 그해 최고의 데뷔작에 수여하는 타리에이 베소스 데뷔상을 수상했고 2016년에 발표한 로 맨부커상 최종후보에 올랐습니다. 이 책은 노르웨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베스트셀러이면서 맨부커상 뿐 아니라 2018년 국제 IMPAC 더블린 문학상 최종 후보에 올랐습니다.노르웨이의 외딴섬을 배경으로 한 소설
도서관에서 책을 대출해 읽으면 종종 책을 대출해갔던 사람들의 흔적이 책에 고스란히 남아있을때가 있다. 무언가 먹다 흘리거나 묻힌 자국, 다른 대출자들은 안중에 앖는듯 거침없이 그어놓은 밑줄, 미처 다 때지 못한 포스트잇, 조심스럽게 책의 한퀴퉁이에 적어놓은 흐릿한 메모등. 중고서적도 마찬가지다.이런 흔적들을 마주할때 가끔책을 거쳐간 이들의 일상의 순간을 상상해보곤한다. 그러면 그 책은 더이상 아무 생명력이 없는 단순한 물질로서의 대상이 아니다. 그것은 자기만의 독특한 정체성을 가진 물성을 이루게 된다.물성 : 물질이 가지고 있는 성
도시락 챙기고 아침 챙겨먹듯이 마음 챙김하셔야 됩니다.마음챙김이라는 말은 심리(상담)학분야에서는 전문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용어이기도 합니다. 영어표현은 Mindfulness 입니다.심리학사전에서는 이렇게 정의합니다.현재의 순간순간을 알아차리는 것, 현재 실재에 대해 의식을 생생하게 유지하는 것, 주의를 조절하는 것, 비언어적 경험까지를 포함한 모든 경험을 '좋다' '나쁘다'와 같은 가치로 평가하지 않고 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것 . ‘마음챙김의 어머니’라 불리는 하버드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인 엘렌 랭어의 저서 『마음챙김』 에서는 저자가
내 생명을 칼에서 건지시며 내 유일한 것을 개의 세력에서 구하소서.(Deliver my life from the sword, my precious life from the power of the dogs.)범주화는 인간이 갖고 있는 고도의 생존적이면서 추상적인 사고능력입니다. 인간은 문제를 해결하고 결정짓고 판단 내리기 위해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이러한 과정은 인간이 사고하는 능력과 세상을 이해하는 기본이 되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이 과정에서 제한된 정보의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해 인간은 사물이나 사건 또는 그 밖의 자극
우리 꾹 참아 나가는 거예요. 남들을 위해 쉬지 않고 일하기로 해요.앞으로도, 늙어서도, 그러다가 우리의 마지막 순간이 오면 우리의 죽음을 겸허히 받아들여요. 그리고 무덤 너머 저 세상으로 가서 말하기로 해요. 우리의 삶이 얼마나 괴로웠는지, 우리가 얼마나 울었고 슬퍼했는지 말이에요. 그러면 하느님은 우리를 불쌍히 여겨주실테죠. 아, 그날이 오면, 사랑하는 아저씨, 우리는 밝고 아름다운 세상을 보게 될거에요. 그곳에서 우린 쉴수 있어요." (바냐아저씨에서, 안톤체호프)2010년대 이후로 가장 주목받는 일본영화계 신예감독이 하마구치
김초엽 작가는 “독자들이 재미있게 읽을 만한 좋은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게 제 역할이라 생각한다”며 “이야기를 통해 동시대 독자들과 연결되고, 일상에서 느끼기 힘든 즐거움이나 놀라움 등의 감정을 글로 전하고 싶다”고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습니다.문단과 출판가에선 “김초엽 현상” “김초엽의 선한 영향력”이란 말이 나돕니다. ‘한국 문학의 미래’로 평가받는 그는 비문학 독자들을 문학으로 이끌고, 장르소설을 주류 문학화했습니다. 김 작가는 포항공과대(포스텍)와 대학원에서 화학을 공부했습니다. 김 작가에서 선한 영향력이라는 수사가 붙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