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꽤 오래전 이태원 경리단길에는 장진우 식당 장진우 다방 마틸다 그랑블루 등 11개의 식당을 오픈해서 경리단 뒷길을 장진우 골목이라 이름붙이게 했던 식당문화사업가가 있었습니다.
그랑블루 안에서 본 저녁풍경 : 사진 이선이
장진우는 2016년 장진우식당이라는 책을 내놓았습니다.
책의 몇 구절입니다.
문화는 그걸 구성하는 나 자신이 지금 당장 행복해야 비로소 바뀌기 시작한다. p171
정식 교육으로 배운 사람들이면 이런 시도도 실패도 안 한다. <장진우식당>이 흥행한 건 딱 하나다. 제도권 교육의 무지. 그 무지에서 일어난 창의적인 것. p193
단순히 돈과 음식의 교환이 아니라 교감과 취향의 교류가 흐른다. p51
음식이 맛있고 맛없고를 결정하는 것은 오히려 그것을 둘러싼 나머지다. 음악이며 온도며, 나머지가 맛이 없으면 맛없는 음식이 되는 거다. 맛 자체로 승부를 본다는 사람은 한마디로 음식을 못하는 사람이다. p111
촌스러운 거 자체가 세련된 걸 수도 있다. 이런 자기 취향이 반영된 음악을 하니, 힘들긴 하지만 비슷한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들어 친구가 된다. p124
그러니까 식당의 모든 모습은, 처음부터 모든 게 성공적이라거나 내멋대로 이렇게 저렇게 해야지 해서 만들어진 건 아니다. 그동안 하나하나 사연을 거쳐 시행착오를 겪어서 갖춘 시스템이고 무엇보다 손님과의 약속이다. p185
특정 아이템, 독특한 콘셉트에만 집중하다보면 그 트렌드는 반드시 지나가게 돼있다. p110
사업을 할 때 사람들이 잘 저지르는 실수가, 바로 3퍼센트를 위한 사업을 한다는 점이다. (...) 자기 혼자는 만족하지만,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허세'가 아닐 수 없다. (...) 손님한테 인기 메뉴라면 고정시킨다. 나는 싫고 지겹더라도 말이다. (...) 다수가 만족한다는 것, 내 고집만으로 얻는 것과는 분명 또 다른 즐거움이다. p224
내 이야기를 듣고 무슨 교훈을 느낄 건 없다. 다만 거기에 자극이 되어 자기 이야기가 물꼬를 틀 뿐이다. p239
용기는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 게 아니고 두려워도 계속하는 것이란 얘기가 있다.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 게 아니고. 두려움을 견디면서, 그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하는게 용기가 있는 사람이다. 123
장진우의 노하우 기술은 사실 분명한 것 같습니다. 눈에 보이게 신경을 썼습니다.
매일 바뀌는 메뉴를 SNS에 올렸는 데 장진우는 글과 사진의 힘을 알고 이를 잘 활용한 마케팅을 했습니다
무엇보다 자신의 생각을 잘 전달하는 뛰어난 능력을 가졌습니다.
맛 자체로 승부를 본다는 사람은 한마디로 음식을 못하는 사람이다라고 거침없이 말하기가 쉽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