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바뀌면 어김없이 중간고사 기간은 오지만 아이와 함께 맞는 중간고사가 두 해째이다보니 부모다움에 대한 생각을 더 하게 됩니다. 

 

수련 (修練) 

수양하고 단련함.  몸과 마음을 닦아서 단련하는 것으로 인격ㆍ기술ㆍ학문 등을 닦아서 단련함인데  학술ㆍ기예를 수련하는 경우에는 <수업>이라는 말을 이용하기도 한다.

 

 수행 (修行)    

또는 고행 (苦行) 이라고도 하는 데 인도 종교(불교, 힌두교 자이나교) 와 도교 계통의 종교에서 하는 정신 단련으로  재산 · 명예 · 욕심 등 인간적인 욕망 (상대적 행복)에서 해방되어 살아있는 것 그대로에서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절대적 행복상태를 추구하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부모됨이 대단한 고행일 수야 없겠지만 수행이라는 것이 또한 일상생활속에서 깨어있음을 의미하길래 수행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수행은 사실로 깨어나는 길입니다. 내 자녀가 사랑스러운 것도 사실이지만 내 자녀가 특별나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나 또한 특별한 존재는 아니니까요

사실로 깨어나는 것 사실을 아는 것은 참는 것과는 다릅니다.

 알아야 하는 것은 다르다는 것이고 이 방식만이 옳다고 볼 수 없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각자 지 갈 길대로 가자고 하는 것은 아닐 수는 있겠지만 분명한 것은 배우자와 달리 자녀는 동반자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뜻대로 되는 일이 없다고 하는 데 그 뜻이 자녀의 중간고사 성적상승이었나요?

살면서 성공했다고 보는 것들은 대체로 내 뜻만을 고집하지 않고 맞춰보다 보니 생각이상의 결과를 얻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여기서 포인트는 두가지입니다. 고집하지않고와 생각이상입니다.

그러니 성질을 부릴 일은 별로 없고 감사할 일은 제법 있는 것입니다.

우리집 아이를 보아도 하고 싶은 것 참고있고 하기 싫은 것을 쭉 하고 있습니다. 어느 집 아이나 강도의 차이이지 다 그렇습니다. 공부는 하기 싫은 것이 아닐 수 있지만 시험공부는 하기 싫은 것이 분명합니다. 공부는 알아가는 것이지만 시험공부는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얼마나 정확하게 알고 있는 지를 물어보기 때문입니다.

그런 시험공부를 2-3주에 걸쳐서 하고 있으니 정말 수련생입니다.

하기싫은 것을 하고 있으니 수련인데 부모수행은 하고 싶은 것을 하지 않는 것인데 하고싶은 것을 참는 것이 아니라 왜 해야하는 지를 알아가는 과정입니다. 훈육을 위해 혼 내야 될 때도 있고 타일러야 될 때도 있는 데 지금 내가 하는 말이 나의 고집이 아닌 자녀의 성장을 위한 것인지를 알아가는 것이 부모수행이지요 

 

게다가 결과도 예측해가면서 조절해야 합니다. 하고싶다고 해서 하면 결과가 더 나쁠수도 있습니다. 결과가 좋을 거라 착각하고 해놓고서는 결과가 나쁘게 나오면 어차피 한번 해야 될 말이었다라고 자위를 합니다. 부모판 정신승리이죠

할 수 있는 상황에서 꼭 필요할 때 하는 것이지 하고싶다고 아무 때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지요  공부하기 싫을 때 공부해서 결과가 좋은 적도 있고 놀고싶다고 해서 놀았을 때 놀고나서 후회한적도 있지 않습니까?

이 때 방점은 공부와 놀이가 아니라 하고싶다와 해야된다 할 수 없다에 있어야 합니다.  본능적으로 자기편향적이어서 내가 참고 내가 이뤄낸 것이 더 대단해 보이는 것이지 우리 아이들 모두 지금 분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속박에서 벗어나는 길은 하고 싶은 걸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고, 하기 싫은 걸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을 때입니다.

자유야 속박에서 벗어나야 얻는 것 아니겠습니까?

 

행동할 때 行 (행)은 범어입니다. 

(行)으로 옮긴 산스크리트어는 samskara(빠알리어 sankhara)입니다. 이 상카라는 sam(함께)+√kr(하다, to do)에서 파생된 명사입니다. 행한다는 의미를 지닌 어근 √kr의 의미를 적극적으로 살려서 중국에서는 행(行)으로 정착시켰습니다.

그런데 이 行은 두 가지로 일단 쓰입니다.

몸(身)과 말(口)과 마음(意)으로 짓는 세 가지 행위인 신행 구행 의행이라는 표현으로 쓰이는 데  신행 구행 의행은 각각 신업 구업 의업의 삼업(三業)과 일치하게 됩니다.

行이 곧 業인 것이지죠  그래서 제행무상(諸行無常)과 제행개고(諸行皆苦)의 문맥에서 제행으로 나타나는데  이 경우의 제행은 유위법(有爲法, sankhata-dhamma)들을 뜻합니다. 즉 열반을 제외한 물질적이고 정신적인 모든 유위법들을 행이라고 불렀습니다. 

덕은 쌓는 것이고 업은 짓지 않는 것입니다.

한자경 이화여대 철학과 교수가 편집하고  서강대학교 심리학과의 조긍호 교수와 포스텍의 이진우교수가 동국대학교에서 불교철학을 가르치는 이필원 김호귀 교수와 함께 쓴 책입니다.

이 책은 인간의 동기, 의도, 의지라는 마음 현상을  선불교, 심리학, 서양철학, 뇌과학 분야에서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진지하게 성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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