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을 위한 시작

봄의 한 가운데 초록의 최고 아름다움을 뽐내는 5월이다. 어느 새 시간이 흘러 아이들  중간고사가 마무리 되는  시기가 됐다. 이제 아이들이 학교 적응도 끝나고 삼삼오오 모여  친구로 즐거운 시간이 한창이기도 하다.  

얼마 전에  사무실에 꼬마 손님이 엄머랑 계단을 숨차게 올라오는 소리가 들렸다. 시원한 물 한 잔에  힘든 발걸음을 진정시키더니 엄마를  챙기는 제법 의젓한 모습을 보였다.  인사를 나누고  이야기를 시작했을 때, 초등학교 5학년 아이는  유학을 가고 싶다고 말했다.   다른 나라에 가서 공브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맹랑하다 싶은 생각에 어느 나라로 가고 싶은 지, 왜 그런 생각을 갖게 됐는 지, 이곳에서 학교 생활이 불만스러운 지 이것저것 물었다. 

아이는 일반초등학교에서 질문이 많고 감정에 솔직함을 감추기 어려워 담임 선생님과 관계가 좋지 않았다. 대안학교로 옮기며 자신의 생각을 충분히 듣고 의견을 들려주시거나  오해한 부분에 이해를 시켜주시는  선생님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외국에는 지금 학교 선생님처럼 좋은 선생님이 많다고 어른들이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했다. 아이가 유학가고 싶은 이유 즁 한 가지였다. 

유학을 선호하거나 유학의 경험을 가진 부모나 학생 중에 우리나라 교육에 대해 불신하는 태도를 보이는 경우를 본다. 혹은 공교육에 대한 불신으로 미리 대안교육을 선택해서 아이들을 보호하겠다고 하는 부보님도 종종 본다. 누구를 탓할 수 없는 사랑하는 내 자녀에 대한 부모의 신념이라고 생각한다.

시원하게 웃지못하고  변명 아닌 변명을 늘어놓기 시작해 봤다. 이 세상에는 아주 많은 사람이 있고, 그 중에 우리가 만나는 선생님들은 아주 소수이며 모두 나쁜 분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제 우리나라도 교육이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에 있는 학교와 선생님이 우리나라와 달리 좋다라는 편견도 버려야 하는 것이라고 알려줬다. 

멀리서 찾아 온 모자에게 누구를 대변하는 지 모르겠지만 내 마음을 다해 안타까움을 전했다. 앞으로 네가 학교에서 만나게 될 여러 선생님들은 네가 만났던 선생님과는 다를 수 있다고 설득했다. 유학을 가서 외귝인이라 친절한 배려를 받을 수 있지만 모두가  네 마음에 들 만큼 친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무엇이든 과정이 있다. 그래서 우린 역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우리는 역사 안에서 한 페이지를 꾸미고 있다. 어떤 역사든지 찬란하고 자랑스러운 것이 전부가 아니다. 우리는 아주 가끔  기억하고 싶지 않은 선생님을 만나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서 떠올려도 '선생님'이란 호칭이 아깝지 않은 선생님도 알고 있게 된다. 이런 만남이 반복되어 시간이 길어지다 보면 우리에게도 좋은 교육을 해 주는 바르고 평범한 선생님과 함께 할 수 있게 된다.

감사한 마음이 듬뿍인 5월. 나는 언제나 기억하는 선생님이 계셔서 더욱 감사하다. 나 또한 좋은 학생, 부모, 선생님이었는 지 알 수 없다. 그래도 나는 부정의 꼭대기에서 긍정의 접점을 찾아주는 우리 선생님들을 믿고 따라가려고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여기, 우리나라에서 마음놓고 아이들이 배우고 익힐 수 있게 믿고 지켜주는 긍정의 마음을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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