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일대의 유명한 심리학자인 폴 블룸은 “나는 공감에 반대한다!”라는 도발적인 책을 내놓았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우리는 《공감의 배신》(원제: Against Empathy)이라 번역했는 데 이 책은 출간 후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많은 학자들 사이에서 논란의 중심이 되었다. 블룸의 주장을 “지적 망신이자 도덕적 괴물”이라고 칭하는 사회학자도 있다.

블룸은  “공감은 형편없는 도덕 지침”이며, “우리는 공감이 없을 때 더 공평하고 공정한 도덕적 판단을 내릴 수 있다” 고 주장한다.  심지어 공감때문에  극단주의나 인종차별주의로 우리를 몰고 갈 수 있으며, 비합리적이고, 근시안적일 뿐만 아니라 공감하지 않는 대상을 향한 폭력을 유발하기도 한다고 말한다. 


그는 왜 공감에 반대한다는 것일까? 저자의 말에 따르면, 공감은 관심과 도움이 필요한 곳을 환히 비추는 스포트라이트와도 같다. 분명 빛을 비춘다는 긍정적인 효과는 있다. 그런데 스포트라이트는 빛을 비추는 면적이 좁고 자기가 관심 있는 곳에만 빛을 비춘다.

 우리는 우리와 비슷한 사람들, 더 매력 있어 보이거나 더 취약해 보이는 사람들, 또는 덜 무서워 보이는 사람들에게 공감하기가 훨씬 쉽다. 머리로는 흑인도 백인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백인은 흑인보다 백인의 입장에 공감하기가 훨씬 쉽고 한국인은 일본인보다 한국인에게 공감하기 쉽다.  머리로는 다른 나라에 사는 사람의 고통이 우리 이웃의 고통만큼 끔찍하다고 생각하더라도, 우리와 가까운 사람들의 처지에 공감하기가 훨씬 쉬운 법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는 공감보다는 이성과 숙고가 공정한 도덕적 판단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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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발적인 제목의 책인데 저자의 진짜의도는 공감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가려서 생각하고 공감하라고 이해해야 할 것 같습니다.

공감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인지적 공감과 정서적 공감이라 하겠지요

정서적 공감이라는 것은  타인이 느끼는 감정에 이입하고, 어떤 상태인지 느껴보려고 노력하는 것이죠. 그런데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서 공감하는 데 사실은 그 사람이 가해자인 경우는 어떻게 될까요

그래서 인지적 공감이 더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공감은 타인이 경험한 내용을 경청하고 상상하는 것인데 공감이 판단을 뜻하는 것이 아니니  '공감'이라는 행위만으로 도덕이 되는 것은 아닌 것 입니다.

우리의 삶의 목표가 세상을 더 살기 좋게 만드는 데 있다면 그 때 필요한 덕목은 도덕인데 도덕속에는 공감, 존중, 배려, 연민등 여러 단어가 들어가 있는 것이라 보아야 겠습니다.

이 책은 맹자의 사단설을 잘 알고 있으면 어렵지 않은 책이고 사단설의 부분집합에 해당합니다.

* 사단설(四端說)은 맹자가 주창한 인간의 4가지 본성(本性) 입니다.

'맹자(孟子) 는 도덕적 실마리가 되는 마음씨를  '사단(四端)과 사덕(四德)'으로 기술)하는데 '사단'은 측은지심, 수오지심, 사양지심, 시비지심을 이르는 말이고, '사덕(四德)'이란 '인(仁), 의(義), 예(禮), 지(智)' 입니다.

공감은 어진 마음의 시작에 해당하는 측은지심과 가깝습니다. 맹자는 생각하지 않고 배우지 않아도 할 수 있는 본성이 측은지심이라 하는 데 그렇기에 배우고 생각해야 갖출 수 있는 있는  수오지심(羞惡之心  불의(不義)를 부끄러워 하고 남의 착하지 못함을 미워하는 것은 의(義)로운 마음) 과 사양지심(辭讓之心   남에게 양보할 줄 아는 예) 를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본성에 가까운 측은지심 공감만으로 분별력을 갖추었다고 할 수는  없겠습니다.

그러니 공감없는 도덕이 있을 수 없기에 지적망신이라는 혹평이 나오기도 한 것이고 반면에 공감이 도덕이라는 착각에서 벗어나라는 주장의 측면에서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다라고 평할 수 있는 것입니다.

출판사가 배신으로 제목을 바꾼 것은 한때 종말 시리즈가 유행했던 것처럼 요즘은 노력의 배신, 투자의 배신, 설득의 배신, 공부의 배신, 노동의 배신처럼 배신 시리즈가 유행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배신 시리즈를 검색하다보니 유명하지는 않지만 작년에 이런 책도 나왔더군요

이것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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