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학에서도 데드크로스(Dead Cross)라는 말을 씁니다.
 이 표현이 2021년 우리나라 언론에 나왔습니다. 2020년 27만 2000여 명이 태어나는 동안 30만 7700여 명이 사망해, 한국전쟁 이후 데드크로스가 처음으로 나타났다는 발표였습니다.

자료사진 " 한국경제 8월 15일자 보도"  50년 뒤 한국 현실 충격 그 자체
자료사진 " 한국경제 8월 15일자 보도"  50년 뒤 한국 현실 충격 그 자체

 지금처럼 인구가 줄어도 대한민국이 사라지는 건 700년쯤 후에나 일어날 일이라 하니 일단 종말론은 제쳐두기로 하면 도대체  인구가 줄어서  위기라면, 어떻게 얼마나 심각한 위기인가?

 인구학자 조영태 교수는  2016년  《정해진 미래》라는 책을 통해 ‘인구학적 관점’을 알기 쉽게 설명하며 일반인에게 생소했던 인구학을 대중화 했습니다.

5년뒤의 후속작 <인구미래공존>은 전작 《정해진 미래》보다  묵직한 화두 때문인지 아니면 인구감소에 대한 언론기사가 과도해여져서 민감도가 떨어진 이유인지 출구없는 문제라는 점과 달리 주목은 덜 받았습니다

해법은 조급하지 않되 분명했습니다.  같이 살자입니다.

안이하게 대처할 상황이 아닌 것이 지금부터 10년이 우리가 인구감소의 충격에 대비할 마지막 기회라는 것입니다. 지난 10년간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한 채 데드크로스를 맞았는 데 앞으로  마지막 기회로 주어진 2020년대를 또다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흘려보내면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해법은 조금 깊이있게 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함께 살자는 것이다.
인구문제를 해결하려 할 때 흔히 ‘여성들이 아이를 더 낳으라’거나 ‘청년 일자리를 위해 장년들이 더 일찍 물러나라’는 등 누군가의 양보와 희생을 전제한다고 조영태교수는 지적합니다. 그러나 불필요한 희생이나 경쟁을 최소화하며 각 집단의 삶의 질을 더 높이는 공존의 방안을  인구학적 관점으로 생각해 보자는 것입니다.

 저자는 인구위기설에 가려 우리가 놓치고 있는 숨겨진 해법을 찾아내 제시합니다. 총인구가 감소하는 와중에 가구는 늘어난다는 점은 기업이 놓쳐서는 안 되는 새로운 시장이라는 것입니다. 정년을 연장하면 부족한 생산인구를 메울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타이밍을 잘 잡으면 청년 취업을 가로막지 않는 공존의 길을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 수험생이 줄어들어 입시 사교육 없이도 대학에 갈 수 있지만, 인서울 대학의 경쟁률은 10년 후에도 결코 낮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합니다.


이 밖에 인구배당을 받기 위해 해야 할 것들, 청년 취업난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 정년 연장 방안 등, 인구충격이 본격화되기 전에 개인과 집단, 기업과 정부가 해야 할 것들을 이 책은 입체적으로 제시합니다. 

 

그런데 얼마나 심각한가? 얼마나 남아있는 가 ?

 2020년 정점을 찍은 총인구는 2070년 3766만 명으로 1400만 명 넘게 감소합니다. 경기도(1358만 명)에 해당하는 인구가 사라지는 셈이죠. 그런데 같은 기간 경제 활동을 주도하는 15~64세 생산가능인구는 3738만 명에서 1737만 명으로 54%가량 줄어듭니다. 

2070년에는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전체 인구의 46.4%를 차지해 0~14세 유소년 인구(7.5%)의 6배를 넘어섭니다. 심지어 생산가능인구(46.1%)마저 넘어서며 생산가능인구 100명당 고령인구를 뜻하는 노년부양비는 101명으로 치솟습니다. 2020년 노년부양비(22명)의 5배에 달합니다. 총인구를 연령순으로 나열할 때 한가운데 있는 중위연령도 2020년 43.7세에서 2070년 62.2세로 높아집니다. ‘환갑’을 채워도 나이 순으로 중간에도 미치지 못하는 셈입니다.

시계를 좀 더 넓혀 2100년이 되면 총인구는 2538만 명으로 줄어듭니다. 100년 뒤인 2120년에는 2095만 명으로 겨우 2000만 명 선에 그칩니다.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의 전망은 이보다도 더욱 어둡습니다. 사망률이 기존 예상과 같을 경우 2100년 인구는 1800만 명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추계되었습니다.


저출산의 원인은 혼인 건수가 줄고, 혼인을 하더라도 아이를 낳지 않거나 1명만 낳는 부부가 늘어나는 추세때문입니다. 2016년 28만1635건에 달했던 혼인 건수는 2021년 19만2507건으로 줄었는 데  코로나19 유행 전인 2019년까지만 수치를 살펴봐도 23만9159명으로 3년 만에 4만 명 넘게 감소했습니다.

같은 기간 혼인율은 인구 1000명당 5.5명에서 3.8명으로 줄었고, 20~30대 남녀의 혼인율은 2011년 대비 거의 반토막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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