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의 즉문즉설 발췌입니다.  일의 자리에 공부를 넣으면 수험생이 수행자와 같은 처지로 해야될 방식이 보입니다.  수행정진을 수험정진이라고 생각해보세요

지필고사가 끝나고 보는 시험이 수행평가입니다. 수행평가는 고행평가이죠

법륜스님의 법문을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수행을 공부로 바꿨습니다.

일은 이치에 맞게 계획을 세워서 한다는 계율이 있는데요.  어떻게 일을 하는 것이 이치에 맞게 일을 하는 것이고, 계획적으로 일을 하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되는지 잘 모르겠어요.”

 

우리가 수행 정진을 하는 데 있어서 목표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세 가지입니다. 첫째, 자신의 욕망에 끄달리는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둘째, 자기의 성질에 끄달리는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셋째, 어리석게 행동하는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입니다.

 이 중에서 일반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드러나는 것이 욕망이고, 그다음에 자기 성질입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어리석음이 가장 큰 원인입니다. 욕망이나 성질이라는 것도 다 어리석음에 바탕을 두고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한 행동이 결과적으로 나빠지는 것도 바보 같은 짓이고, 자기 성질대로 해서 순간적으로는 좋지만 결과가 나빠지는 것도 근본적으로는 바보 같은 짓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세 가지를 합해서 말한다면 모두 어리석음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일(공부)머리가 없다고 말하잖아요. 먼저 해야 될 공부를 나중에 하고, 나중에 해야 할 공부를 먼저 하고, 해야 될 공부를 안 하고, 안 해야 될 공부는 하고, 이런 건 다 사물의 이치를 잘 모르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입니다.

곡식을 심을 때 깊이 심어야 될 것을 얇게 심는다든지, 얕게 심어야 될 것을 깊이 심는 것도 모두 어리석음입니다. 걸레를 빨아서 청소할 때도 물기를 세게 짜서 방을 닦아야 합니다. 물을 대충 짜고 닦으면 바닥에 물 칠이 되어 있으니까 잘 닦은 것 같은데, 물기가 마르면 얼룩이 그대로 남게 되죠. 반대로 밥상에 뭐가 떨어져서 말라 있는데 행주로 쓱 닦고 지나가서는 안 닦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본인은 닦았다고 생각해요. 이런 게 바로 이치를 잘 모르는 행위입니다. 이렇게 공부를 맵시 있게 잘 못하는 것도 모두 이치를 잘 모르는 것에 해당합니다.

화가 났는데 화가 난 줄 모르는 것도 어리석음에 들어가죠. 사람에 대해서든 사물에 대해서든 그것이 작동하는 원리를 잘 모르는 것도 어리석음에 들어갑니다. 이렇게 원리를 잘 모르면 애는 많이 쓰고 결과는 안 좋죠. 욕망을 충족하면 지금은 좋지만 나중에 안 좋고, 성질내면 순간적으로는 좋은 것 같지만 나중에 안 좋듯이, 어리석음이란 노력은 열심히 했는데 결과는 안 좋은 것을 말합니다.

첫째, 몰라서 어리석은 경우라면 배우면 됩니다. 둘째, 모르는 줄도 모르고, 알려고도 하지 않고, 그냥 습관대로 대충 살아서 그렇다면, 그것을 경계해야 합니다. 어떤 공부를 할 때 꼭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뜻은 아니에요. 처음에는 몰라서 잘못했다 하더라도 한 번 하고 두 번 해보며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원리를 터득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치에 맞게 공부한다는 것은 상황에 따라 달라요. 속도를 빨리 하는 것이 이치에 맞는 것이 될 수도 있고, 깔끔하게 하는 것이 이치에 맞는 것이 될 수도 되고, 여러 가지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속도가 조금 느리더라도 안전을 중요시해야 될 때가 있어요. 모종을 이럴게 심으나 저렇게 심으나 크게 문제가 없다면, 너무 꼼꼼하게 심으면 효율이 떨어지고요.

어떤 공부를 하든 이치를 파악해가면서 공부를 하면 똑같은 공부를 백 번 해도 단순 반복이 아니라 해를 거듭할수록 원리가 조금씩 터득이 되게 됩니다. 그렇게 해서 효율이 높아지도록 하는 것을 이치에 맞게 공부한다고 합니다. 이치에 맞게 공부를 하면 힘이 덜 듭니다.

욕심이 많은 사람과 같이 사는 것도 어려운 일이고, 성질 더러운 사람과 같이 사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만, 일머리 없는 사람과 같이 사는 것도 사실은 굉장히 어려운 일에 속합니다. 정리 정돈을 제대로 안 하고 함부로 물건을 어지럽히는 사람과 같이 사는 것도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질서를 안 지키는 사람도 같이 사는 데 어려움이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계율이 생겨난 겁니다.

수험생은 항상 이치에 맞게 공부를 하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청소를 하든, 무엇을 하든, 모든 일에는 이치가 있습니다. 그런 이치를 늘 살피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어떤 일을 하든 다급하게 허둥지둥하지 말고 가능하면 계획을 세워서 이치에 맞게 해야 합니다. 언제 그 일을 할 것인지, 어떻게 할 것인지, 미리 준비해서 일을 하면 효율적입니다

 

어떻습니까?  수행평가가 나를 알기 위한 수행정진은 아니겠지만 수행평가에서도 계획을 세워서 이치에 맞게 하면 그리고 그 이치를 찾아가면 점점 좋아집니다.

근수정진 무한부정(勤修精進 無限不定)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부지런히 갈고 닦는 데는 끝도 없고 정해진 바도 없으니 쉬지 말고 정진하라는 뜻입니다. 수험생은 이제 이런 태도를 몸에 익히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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