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에서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는 마스크 걸의 빛나는 조연 엄혜란
넷플릭스에서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는 마스크 걸의 빛나는 조연 엄혜란

상반기 넷플릭스는 한국의 독무대였습니다. 더 글로리 퀸 메이커 사냥개들 셀레브리티에 이어 제가 알기로는 다섯 번째 글로벌 1위 작품이 바로 마스크걸입니다. 원작 웹툰이 드라마가 히트하면서 역주행하며 166배 더 판매뫴다는 기록도 있죠. 연예 뉴스도 마스크 걸 관련 온갖 기사를 쏟아냅니다. 그중에서 최고의 화제는 주인공이 아닌 김경자를 맡은 배우 엄혜란입니다.

이 드라마에서 최고의 열연은 역시 엄혜란입니다. 더 글로리에 이어 엄혜한이 이제 넷플릭스의 얼굴이 됐습니다. 엄혜란이 경찰들 앞에서 첫 번째 토막살인 시체를 보면서 한 말은 그동안 대한민국에서 여성과 동의어로 쓰였던 모성이 얼마나 왜곡되고 편향될 수 있는지 보여주고 있죠,

내 새끼만 아니면 되재.”

바람 난 남편이 떠나서 아들에 집착하고 아들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통제하려는 내용은 이미 70년대 드라마부터 단골 소재였습니다. 지금은 어머니들의 아들 선호가 거의 완전히 사라진 것처럼 보이지만 한국의 근대화에서 여성은 어머니 아니면 술집의 호스테스로 극단적으로 양극화되었죠.

자식을 잃은 어머니의 심정은 물론 비통함 그 자체이겠지만 김경자는 직접 자신의 손으로 복수를 하고 복수의 대상이 김모미 만이 아닌 김모미가 가장 사랑하는 두 사람(엄마와 딸)에게로 향하고 끝내는 김모이의 엄마(어쩌면 사돈이 될 수 있었던)를 죽인다는 점에서 선을 넘었습니다.

이 드라마에 그려진 김경자의 극단적 모성애를 대다수 30~40대 엄마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틀림없이 부정적으로 생각할 겁니다. 물론 드라마를 보는 동안에는 그렇죠. 그런데, 초등학교에서 선생님들이 숱하게 죽어나가는 지금 상황을 보면 김경자의 맹목적 자식 사랑이 아직 한국에서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었다는 생각을 들게 합니다.

세상에 선진국 세계 10대 무역 대국에 끼는 우리나라 말고 어느 나라에서 교사들이 학부모(실은 학모죠.)에게 시달려 줄줄이 자살하는 경우가 또 있겠습니끼?

대한민국의 근대화에서 일종의 이데올로기로 사용된 맹목적 모성애

이 드라마는 이 이념을 통렬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사실 김경자는 자신의 아들을 맹목적으로 사랑했다기보다는 집착했다는 주장이 맞습니다. 아들 주오민이 오다꾸로 살면서 정신적 사회적으로 고립되는 것조차 전혀 감을 못 잡고 있었으니까요. 우리나라의 많은 학부모들도 어쩌면 자기 자식을 가장 잘 모르면서 과잉 애정과 관심을 쏟고 선생님들이 그 희생이 되어버린 건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은 서이초 교사의 49쟈일입니다.

 죽은 자와 가족에게 애도를 표하며 이제는 우리나라가 맹목적 모성애라는 산화에서 서서히 벗어나오는 그 날이 오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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