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의 역사
중독의 역사

중독 전문가이며 콜럼비아 의대 임상 정신학과 교수 칼 에릭 피셔의 중독의 역사는 언론에서 주목을 받은 책인데요, 책은 언론 리뷰와는 조금 결이 다른 성격의 책입니다. 저는 이 책을 중독에 빠져 본 의사가 중독을 극복하면서 가열차게 노력하는 인간 승리 드라마를 기대했는데 책은 본인 이야기보다는 수많은 중독 중에서 가장 센 세 중독, 알코올과 도박 중독 마약 중독의 역사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환자들 사례와 도스토옙스키 등 역사적 사례가 교차하고 있죠. 아쉽더라고요. 중독 문제는 역사로만 접근해서는 안 되고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중독 중에서 도파민 중독과 단 맛 중독 좋아요 중독 등 중독의 역사가 새로운 가지치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중독 중에 가장 논란이 되는 섹스 중독은 언급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책에서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했는데 미국이 알코올 중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드로 윌슨 대통령 때 금주법을 만든 게 알코올 중독보다 더 무서운 마약 중독의 미국을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술을 끊는 고통이 얼마나 큰지는 끊어보려고 노력한 사람만이 알겠죠. 그 고통을 줄여주려고 의사들이 오피엄을 집중적으로 처방하면서 아편 중독자들이 늘게 된 거라네요. 이어 코카인 옥시콘틴 지금의 펜타닐 그리고 미래의 000까지.

콜럼비아 의대 말 레릭 피셔 교수
콜럼비아 의대 말 레릭 피셔 교수

 

장점도 많은 책입니다.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중독을 사회성과 역사적 정의감 속에서 다룬 점이에요. 중독은 인종주의적 불평등으로 흑인과 아메리칸 인디언들이 어떻게 중독으로 쓰러져 갔는지를 다룬 점은 중독 문제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중독을 이기려면 새로운 자본 회복 자본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참신했고요. 회복 자본은 개인적 차원에서 의지와 동기부여 통제력이 포함되고요 사회적으로는 긍정적 관계와 지지여부가 들어가 있습니다. 구조적 문제로 치료 접근성과 경제적 안정이 포함돼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흑인은 백인보다 더 중독에 강하게 노출되어 있고 고치기도 어렵죠. 우리 사회는 회복 자본이란 관점에서 몇 점을 받을까요? 미국보다 더 낮지 않을까 싶어요. 언론은 바쁘겠지만 책을 다 읽어보고 기사를 썼으면 좋겠어요. 언론 뉴스에 소개된 관점과 전혀 다른 관점에서 알고 보면 빛나는 책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이 책을 인문 사회 경제 경영 공학 의학 희망자 모두가 읽어 도움이 되는 책인데요, 한가지 팁을 드리자면 일단 쥐를 중독시켜 관찰하는 실험은 정말 비도적적이라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저는 설문조사를 권합니다. 친구, 가족, 주변 사람들의 중독 경험울 조사하고 중독의 원인, 증상, 기간, 치료 방법에 대한 설문을 진행하는 거죠. 설문 결과 분석을 통한 중독에 대한 이해도를 향상시켰다면 멋진 창체활동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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