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 안하는 엄마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에 무수히 들었던 칭찬이 사탕발림이었다는 것은 초등학교 입학식 끝나고 공개수업에서 환상이 와장창 깨졌다. 생각해 보면 크게 못하는 것도 잘하는 것도 있을 게 없는 시간이다. 사람을 사람답게 그리는 것만으로도 칭찬을 해야 하는 것이 어른이었다. 아직 아이의 손은 약하니까 말이다. 당연한 것을 조금 빨리하고 틀리지 않고 해내면 바로 칭찬을 해야 하는 게 아이에 대한 예의였다고 기억이 된다. 

엄마들은 이유도 없는 칭찬에 아이를 산꼭대기에 앉혀놓는 일을 서슴없이 한다. 최고가 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와 근거없는 희망 품기를 멈추지 않는다. 아이도 마찬가지 이다. 자신은 그냥 누워만 있어도, 숨만 쉬고 있어도 저절로 올라가는 줄 알고 그렇게 믿고 있다. 노력없는 패배에 소리지르고 포기하고 좌절하고 점점 작아지는 마음을 안고 있기도 한다.

나는 언제부턴가 칭찬에 인색해지기 시작했다. 필요없이 달콤한 말이 나중에 얼마나 큰 풍선을 터트리는 지 여러 번 겪었기 때문이다. 마음 속에 기대했던 아이도 자라는 과정에서 사건사고가 빈번한 것을 여러 번 보았기 때문에 나름 조심스럽다고 핑계를 대본다. 

나의 보이지 않는 배려로 서운함이 생겼다는 것을 어느 순간에 알게 되었다. 말은 안하지만 실망을 하거나 자존심 상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들었다. 미안했지만, 그렇다고 갑자기 칭찬을 남발하고 싶지는 않다. 시간이 지나면 알아주지 않아도 내가 다시 손을 내밀 수 있는 여지를 남겨놓고 싶으니까.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을 하며 칭찬을 자주 많이 하라고 말한다. 하지만 어떤 칭찬은 독이 되는 것을 잘 알고 있기도 하다. '나만 아니겠지.'라는 안일함에 우리는 끊임없이 "어머나, 어떡해!"를 남발하지 말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습관이 되는 것을 게을리 하지 말기로 하자.

칭찬에 목말라하지 말자. 칭찬에 현혹되지 말자. 

열심히 잘 할 수 있는 것에 자존감을 가지고 도전할 수 있는 멋진 아이가 되기를 두 손 모아 바란다. 무엇이든지 행동이 따라야 할 수 있다. 이제 그만 훌훌 털어버리고 시작해 보자. 2023 수능이 코 앞에 오기 전에 준비해 보기로 하자.

저작권자 © 괜찮은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