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성적을 평가요소로 하는 정시전형이 늘어나면 변별을 요구하는 출제가 당연히 따라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특히 수학이 문제인 것은  △학교 수업만으로 대비가 불가능한  시험문제 소위 학생을  죽이는 킬러 문제 때문입니다.

​킬러문제는 말 그대로 비교육적인 것이 수학 기초학력수준이 충분하고 본인이 수학공부에 흥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학생조차도 좌절감과 자기비하를 느끼게 합니다.

2021년 8월에  평가원에서 발표한  '수학·과학 성취도 추이 변화 국제 비교 연구(TIMSS 2019)'에서도 알 수 있듯 수학에 대한 '자신감'에 대해서 우리나라 초등 4학년은 참가국 58개국 중 54위, 중2는 참가국 39개국 중 33위에 그쳤습니다.

'흥미'와 '수학에 대한 가치 인식'은 이보다 더 낮아 최하위에 머물러 있습니다.

성취도로만 놓고 보면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의 수학 성취도는 평균 607점(참여국 중 3위), 과학 성취도는 평균 561점(참여국 중 4위)으로 우수합니다.

중학교 2학년 학생의 수월수준 학생 비율은 수학의  경우  45%로 2015연구보다 늘었습니다.

보고서는 수학 본연의 흥미와 가치인식 제고를 위한 실효성 있는 교수학습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마무리했습니다. 이 부분은 계속 복사해서 붙이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저는 이 보고서에서 두 가지 요소에 주목했습니다.

자신감 흥미부문과 수월성 부분입니다. 중학교 2학년에서 수월수준 학생비율이 45%라는 것은 바꿔말하면 45%의 학생이 사교육기관을 통해서 선행학습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교육과정은 가파른 계단형인데 문제는 점점 어려워지고 중2과정에서 남아있는 절반에서 또 절반을 떨어뜨려버리고 남은 학생등에게는 킬러문제를 들이댑니다.

학생들의 공부량이나 수준이 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이미 중학교때부터 충분하게 지나치게 많게 수학공부에  투자해서 상당한 정도의 '실력 상향평준화'를 이루게 되니 이제 내용적인 부분만으로 변별하기가 어려워져 (킬러 문제가) 증가하게 되는 것입니다. 킬러의 문제점을 감추기 위해 소위 요즘에는 준 킬러라는 말도 나왔습니다.

 

오래된 관행인가 ?  아닙니다.

과거 90년대~2000년대 수능에선 '킬러 문제'로 인한 사교육 시장이 매우 적었습니다. 당시에는 시험 범위와 문항 수도 많아 충분히 내용만으로 변별이 가능했습니다. 과목이 줄고 범위가 줄수록 문제가 더 어려워지는 것입니다.

역설적으로 범위가 넓으면  '개념을 아느냐' 여부로도 변별의 잣대는 갈릴 수 있습니다. 또  문항 수를 늘려서 배점을 좁혀도 변별을 면밀히 할 수도 있습니다.

한 두개가 아닌 몇 십 개를 틀려도 명문대나 의대 진학이 가능했던 시대도 있었는 데 이 때는 분량도 범위도 많았고 실력도 상향평준화 집단이 적었던 시절입니다.

당장 수능영어만 해도 절대평가로 전환되니 킬러문제가 없어졌고 요즘은 국어가 자주 말썽을 일으킵니다.

 지금의 수능은  '풀이 기교'로 변별이 갈리게끔 출제 되고  있다고 비판받게 되었는 데 출제방식을  고쳐서 쓸 수 있습니다.  문항수를 늘리고 시험을 이틀에 걸쳐서 보게 해도 충분히 이상한 킬러문제없이 변별도 갖추면서 학생들에게 좌절감도 줄일 수 있습니다. 문제은행식  출제도  검토해 볼 수 있 습니다.

 

교육과정도 입시제도도 자주 지나치게 많이 바꿨는 데 정작 수능문제에 대한 고민은 적었습니다. 그 고민을 해야 정시수능전형 확대가 의미가 있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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