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량분석은 정성분석에 비해 결과값들 간의 오차 범위가 작으므로 교과는 기본점수가 낮은 대신 학생 간 점수 차이가 많이 나는 구조의 평가가반대로 비교과는 기본점수가 상대적으로 많은 대신 학생 간 점수 편차가 작은 구조의 평가가 될 수밖에 없어요쉽게 이야기해서 평가 비중을 50%씩 가져가더라도 실제 평가 결과에 미치는 영향력은 비교과가 작다는 이야기예요따라서 평가비중이 비교과가 높게 설계되어도 시간이 지나면 결과적으로 교과중심 평가가 됩니다.

그렇다면 학생의 잠재능력은 무엇일까요?

잠재능력이라고도 하고 역량이라는 표현을 더 쓰기도 합니다. 그런데 입시 현장에서  정작 역량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사람이 적습니다.

그럴수 밖에 없는 것이 인적자원개발 분야에서 역량에 대해 오래부터 연구해 왔지만 아직 합의된 정의는 없기 때문입니다역량은 그 때 그때 필요에 의해서 그 의미가 달라집니다.

실무역량이라고 하면 쉽게 이해 됩니다.

붕어빵 장사라면 반죽 만들기팥 앙금 만들기타지 않게 굽기 등이 해당 실무역량이 되는 것입니다. 학교에서 자율활동으로 전문가 특강 인터뷰를 하는 것도 전문 분야에서 필요한 역량이 무엇인지 알아보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자율활동에서도 느꼈다 각오를 다졌다가 아닌 오늘 온 전문가는 이런 특징이 있다라고 학생부에 기록이 되었어야 합니다

여러 분야의 여러 전문가를 만나 보면서 높은 성과를 내는 행동 양상을 찾아보고 이를 자료로 누적한 후 공통 요인을 추출한다면 자율활동을 잘 한 것입니다. 전문가들의 공통 요인이 바로 그 분야의 핵심 역량이에요.

 정부에서도 전문역량에 대한 체계화 작업을 합니다.

국가표준직무능력(National Competency Standard)인데 영어의 앞 글자를 따서 NCS라고 불러요현재 880개 세부 직무능력에 대한 정의가 내려져 있는 상태예요.

그런데 NCS는 직무 역량이니 말 그대로 산업 현장에서 일하는 근로자에게 해당되겠죠대학 교육과도 연관성이 있겠습니까?

이공계라면 상당한 연관성이 있습니다. 이공계는 대학 졸업생의 실무 역량 강화를 요구하고 있으니 교과서에서 배운 머릿속 지식이 아닌 실제 현장에서 성과를 내는 역량을 갖춰라라고 이야기합니다.

전문성을 파악하기 위해 접근해야 할 측면이 세 가지로 좁혀집니다.

 지식기술태도의 측면입니다.

이것이 전공적합성 자기주도성 인성으로 재 정의한 것이고 대입에서도 학생의 잠재역량을 파악할 때 이 세 가지 영역을 중점적으로 보게 되겠죠.

다시 풀어서 말하면 대학에 들어가는 데 필요한 지식’, ‘대학에 들어가는 데 필요한 기술’, ‘대학에 들어가는 데 필요한 태도로 이해하면 됩니다

학교수업은 지식 전수가 중심이고 기술과 태도는 효과적 지식 전달을 위한 매개 역할을 합니다. 효과적 지식습득 전달을 위한 매개가 발표와 보고서입니다

학종에서 세특을 중요하게 보는 것도 기술의 측면입니다

지식을 근간으로 이를 받쳐줄 기술을 균형 있게 기를 수 있는 교육 환경을 구축하라는 것이 현행 세특의 강조 초점입니다.

우리는 학생부 종합전형에서 그리고 잠재역량을 평가할 때 총체적 평가(holistic evaluation)를 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같은 맥락에서 참평가의 개념도 있습니다우선 총체적 평가는 다면적으로 평가를 한다는 방법론적 측면이 강조된 개념입니다. 서로 다른 선생님의 여러과목에서라는 표현이 총체적 평가 홀리스틱 평가입니다반면 참평가는 평가에서 보고자 하는 내용이 무엇인가에 보다 초점이 맞춰진 개념입니다이는 곧 알고 있는 것과 실천하는 것 사이의 차이를 가늠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아는 것을 얼마나 실천하는지는 어떻게 확인하죠?

참평가의 대표적인 형태가 수행평가입니다. 이름처럼 수행평가는 수행하는 것을 보면서 평가하는 것이죠따라서 제대로 된 참평가가 이루어지려면 교수-학습 활동과 더불어 평가가 이루어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죠.

 수행평가는 직접 관찰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이것을 교사에게 맡기고 학생부로 보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학생부의 기재 내용이 체계적으로 관리되지 않을 경우 활동 내용이 누락되거나 과정이 곡해되어 기재되면 참 곤란해지는 것입니다.

학생부 기록의 보다 본질적인 문제는 활동을 글로 옮기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인식 차이에 있습니다. 교사의 시각으로 학생의 활동과 수행을 잘 못 옮기는 것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잠재역량 평가는 교과취득 점수 순서대로 서열화하지 말고 다각적으로 평가해서 차이의 가치를 일깨우고 교육의 본질을 되찾는 선순환적 연결고리를 만들기 위해서입니다여기서 차이의 가치란 누구에게나 특별함이 있다는 전제하에 각자 찾아보자는 뜻입니다그런데 차이의 가치라는 것은 개성을 찾으라는 말이 아니고 창의적인 활동이라는 것도 대학공부에서 요구되는 필요한 기술과는 다르게 이해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잠재역량이라는 것도 학업 능력을 보정할 수 있는 기술이나 태도적 측면의 활용이라고 이해해야 합니다. 일반적인 의미의 창의성과는 다릅니다.

 

 

 

사실  창의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개념은 아닙니다. 적어도 상당한 나이가 될 때까지 무엇을 창조하지는 못합니다자기가 가진 자원을 재가공하여 새롭게 변화시키는 과정 정도입니다내가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을 추리고 이것들을 가장 합리적으로 제3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는 게 고등학교 활동의 창의성입니다.

잠재역량은 호기심도 중요하지만 문제정의 능력과 문제 해결능력을 더 높게 평가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습니다자신의 굳은 의지에서 표출된 전공분야 지식에 대한 열망을 표현하는 것에 대해 평가자들은 시들해졌습니다.

그것보다는 쓰기와 발표, 제작과 실험에서 지식활용 역량을 보여주었으면 합니다.

지식이란 교과 영역의 전공 적합성이고, 지식을 활용한 기술은 비교과 영역입니다. 그래서 내신등급은 지식영역이고 세부능력특기사항은 학생의 발달상황을 보여주는 기술능력입니다. 태도는 꾸준함을 뜻하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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