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꿈은 맑은 바람이 되어서”
작년 11월 17일 2023학년도 수능에서 필적 확인을 위한 문구로 사용된 한용운의 시 ‘나의 꿈’ 중 한 구절 입니다.
필적 확인 문구는 대리시험 방지를 위해 2006 수능에서 처음 도입되었습니다.
필체 확인을 위한 기술적인 기준도 있습니다. 문장 길이는 12~19자 사이여야 하며 겹받침과 ‘ㄹ’ ‘ㅁ’ ‘ㅂ’ 중 2개 이상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합니다. 몇년이 지난후부터는 수험생들에게 감동과 격려, 위로를 줄 수 있는 문장이 주로 선정되었습니다.
가장 많이 인용된 시는 정지용 시인의 ‘향수’로 지금까지 총 3차례 나왔습니다.
2010년 이후 필적확인 문구입니다.
2010 맑은 강물처럼 조용하고 은근하며 유안진의 지란지교를 꿈꾸며
2011 날마다 새로우며 깊어지고 넓어진다. 정채봉의 첫 마음
2012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황동규의 즐거운 편지
2013 맑은 햇빛으로 반짝반짝 물들이며 정한모의 가을에
2014 꽃초롱 불 밝히듯 눈을 밝힐까 박정만의 작은 연가
2015 햇살도 둥글둥글하게 뭉치는 맑은 날 문태주의 돌의 배
2016 넓음과 깊음을 가슴에 채우며 주요한의 청년이여 노래하라
2017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빛 정지용의 향수
2018 큰 바다 넓은 하늘을 우리는 가졌노라 김영랑의 바다로 가자
2019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 김남조의 편지
2020 너무 맑고 초롱한 그 중 하나 별이여 박두진의 별밭에 누워
2021 많고 많은 사람 중에 그대 한 사람 나태주의 들길을 걸으며
2022 넓은 하늘로의 비상을 꿈꾸며 이해인의 작은 노래 2
2023 나의 꿈은 맑은 바람이 되어서 한용운의 나의 꿈
저는 수많은 필적확인 문구중에서 2021년 나태주 시인의 많고 많은 사람중에 그대 한 사람이 가장 마음에 듭니다.
전문입니다.
세상에 와 그대를 만난 건 내게 얼마나 행운이었나!
그대 생각 내게 머뭄으로 나의 세상은 빛나는 세상이 됩니다.
많고 많은 세상 사람 중에 그대 한 사람
이제는 내 가슴에 별이 된 사람
그대 생각 내게 머뭄으로 나의 세상은 따뜻한 세상이 됩니다.
어제도 들길을 걸으며 당신을 생각했습니다.
오늘도 들길을 걸으며 당신을 생각합니다.
어제 내 발에 밟힌 풀잎이
오늘 새롭게 일어나 바람에 떨고 있는 걸
나는 봅니다.
나도 당신 발에 밟에 밟히면서
새로워지는 풀잎이면 합니다
당신 앞에 여리게 떠는 풀잎이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