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잘 다녀 와

 

한참 날이 쌀쌀해 가을을 잊고 겨울인 지 알았다. 11월에 들어서 이리 추워 어깨를 움츠리며 투덜거렸던 한 마디. "수능이야!" 여지없이 서늘한 가슴을 냉서리처럼 시리게 하는 날씨가 몹시도 춥게 느껴진다.

새벽에 일어나 교회로, 성당으로, 절로 발걸음하는 부모님 발걸음을 힘들게 한다. 눈 비비고 일어나 기도하고 돌아와 계시는 부모님 모습에 마음이 안정되고 든든하기 하다. 하지만 내일이 지나 짐으로 얹혀지는 게 무거워 아침이 싫었을 수도 있다.

우리 아이들 유치원 졸업하고 12년을 학생으로 가끔은 아프고 힘들었지만 그래도 무탈하게 잘 자라왔다. 내일 하루에 많은 것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시험을 잘 봐도 못 봐도 앞으로 만날 미래의 시간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어느 것 하나도 단정짓고 포기하는 어리석음을 저질러서는 안된다. 입시도 성적표가 나와 마무리 할 때까지 최선을 다한 선택을 해야 한다. 신입생이 한 명이 아쉬운 대학도 있다. 집 근처 가까운 곳으로 통학하지 않아도 어딘지 모를 그 동네도 사람이 사는 곳이다. 

내일 시험은 시작이다. 끝이 아니다. 따뜻한 도시락이 아니어도 괜찮다. 시험이 끝나는 그 시간까지 졸지 말고 맑은 정신으로 버틸 수 있는 힘을 전하고 싶다. 언제나 혼자가 아니다. 우리는 함께 살고 고민하고 너를 응원하는 한 편이다. 영원한 너의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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