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올림 어른

앙상하게 마른 채 서 있던 가로수가 어느새 보송보송 초록으로 싸이고 있다. 그많던 나뭇잎이 낙엽으로 떨어져 벌거숭이가 되더니 깊은 겨울 잠으로 재충전을 하고 파릇파릇해지기 시작하더니 하루가 다르다. 정말 시간이 빠르다. 금세 무성한 나뭇잎으로 뒤덮일 나무를 아침 저녁으로 만나는 소감이 달라진다.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어린이가 아니라 청소년이라는 계급으로 승진하는 기분이 든다. 6년의 초등시간에 비해 교복입고 과목마다 다른 선생님과 조례, 종례 때만 마주치는 담임 선생님의 무게도 초등 담임선생님과는 다르다고 생각되나 보다. 마냥 철없이 아이인 줄 알았는데 갑자기 어른 아닌 #반올림 어른이 되어 있다. 아직도 아이티를 벗어내지 못했음에도 승급의 설레임을 누리게 된다.

슬슬 사춘기의 시동을 걸듯 살짝 들어올리는 눈초리와 마음에도 없이 입에서 먼저 나오는 반항이 귀여움을 넘어 속터지게 하기 시작한다. 아무도 안가르쳐줘도 비슷비슷한 행동으로 주위에 있는 어른들의 속을 뒤집어 놓는다. 

요일마다 가야하는 학원, 가기 전에 해결해야 하는 숙제는 시간을 잡아먹는 하마인데, 시도때도 없이 울리는 "카톡"소리는 초스피드로 해결해야 하는 초특급 과제이다. 카톡에 쓰는 답장처럼 광속으로 다른 숙제를 해결한다면 아마 모든 가정은 평화롭다에 한 표를 던진다. 

마음은 콩밭에 있는 어린 청소년을 어떻게 해야 시간을 잡아먹는 하마로 부터 구출해 낼 수 있을까? 간단한 비법을 소개해 보기로 한다. 우선, 중등이라고 다 큰 아이라고 생각지 말아야 한다. 아직 모든 것을 알아서 하기에는 미성숙한 청소년이다. 다그치고 소리내어 야단치는 것 보다는 같이 앉아 지켜봐 주는 것이 좋다. 어떤 책으로 어떻게 공부하고 있는 지 확인도 하며, 초등때보다 늘어난 글자와 문제를 해결해 가는 아이를 응원해 주는 것이 좋다. 관심을 갖고 잘하고 있다고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잘 못할까 봐 두려워하는 아이의 마음을 다독이며 절대적 아군의 모습을 보여야 공부하는 모습을 꾸준히 오래 볼 수 있다.

중학교 성적은 특별한 학교를 준비하는 학생이 아니라면 지나치게 목매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성적이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중학교 성적은 앞으로 고등학교에 가서 자신의 위치를 정하는 것에 큰몫을 하기도 한다. 중학교는 예비고등을 위한 준비기간이라고 생각해 보면 좋겠다. 고등학교가 대입을 위한 실전 기간이라고 한다면 중학교는 실전을 위한 훈련을 할 수 있는 시간이다. 공부를 하기 위한 계획과 실행의 오류와 수정, 반복으로 자신에게 맞는 것을 찾을 수 있다. 학교에서 하는 활동의 미숙함을 경험으로 다음에 더 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 자신을 찾아가는 겁없는 도전을 해 보기에 적절한 시기이므로 충분히 활용하는 용기를 가져도 된다. 

처음부터, 언제난 처럼 목적없이 뭐든지 잘하려고 달리지 말아야 한다. 옆을 쳐다보는 것보다 자신을 살펴보는 것을 서툴지만 반복해야 한다. 이 과정을 부모님은 함께 지켜봐 주고 관심을 갖고 적절한 질문과 사례로 천천히 답을 찾아갈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 사계절 옷을 갈아 입는 나무도 해마다 나이테가 둘러지며 굵어진다. 아이들의 학습도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바뀌는 계절과 방학, 학기가 지난 때마다 점점 쌓이는 시간만큼 성과를 받을 수 있다. 그 성과는 바로 보일 때도 있지만 시간이 오래 걸릴때도 있다. 하지만 노력은 절대 거짓을 보이지 않는다. 노력한 만큼 반드시 성장하는 부분이 있다. 그 성장이 점수로 결과가 보이지 않아도 '꿈'을 찾아가는 시작이 될 수 있다. 

'꿈'을 억지로 꾸게 할 수 없다. 꿈을 꾸는 것은 언제나 자유롭다. 꿈을 꾼다는 것은 열정이 있는 것이다. 열정은 꿈을 향한 도전을 할 수 있는 힘이다. 도전을 끊임없이 할 수 있도록 조금만 더 기다리고 관심을 갖고 함께 해 주기를 당부한다. 혼자하기는 아직 연습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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