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의 SF 수작 '우주인'
넷플릭스의 SF 수작 '우주인'

넷플릭스는 좋은 SF 영화가 많습니다. 좋은 SF 영화의 계보는 스탠리 큐브릭의 ‘2001 스패이스 오디세아로 시작하죠. 그 이상의 작품은 없습니다. 우주에서 고독한 인간에게 유일하게 남은 친구 AI 그리고 그 AI의 반란이란 고전적인 테마는 스탠리 큐브릭이 완성했죠. 그런 면에서 넷플릭스가 최근 공개한 우주인은 완전히 새로운 영화는 아닙니다.

요한 렌크라는 스웨덴 감독이 찍은 우주인은 애덤 샌들러라는 최고 인기 코미디언 영국이 톱 여배우 케리 멀라건아 주연으로 그리고 명배우 잉그리드 버그먼과 로베르트 롯셀리니 감독의 딸 이자벨라 롯셀리니가 조연으로 출연합니다.

인류가 드디어 우주 최초에 생겨난 구름 초프라 구름을 발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이 구름에 최초로 등장하는 우주선을 놓고 한국과 체코가 경쟁을 벌입니다. 초프라 구름은 실제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작가와 감독의 상상력인 것 같습니다. 그 이름은 현대 물리학자로 동양철학과 양자역학을 접목시키고 노력한 프리초프 카프라에서 딴 게 분명하고요.

체코가 우주로 띄운 우주선에는 아담 샌들러가 타고 있습니다. 지구로부터 5억 킬로 정도 떨어진 거리니 빛의 속도로 30분 이상 걸리는 엄청난 거리인데 사실 우주의 크기 생각하면 아주 짧은 거리입니다. 목성 정도 되는 위치에 그런 신비의 구름이 존재할 가능성은 거의 제로죠. 아마 지구를 포함한 태양계가 축구공 만한 크기라면 우주가 아닌 이 은하의 크기만으로도 태양계를 넘길 겁니다. 어떤 상상력도 불허할 정도로 우주는 크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따라 드는 궁금증 과연 우주의 끝은 있는지에 대한 호기심도 생겨납니다. 초프라 구름이 있다면 그게 바로 우주의 끝 아니겠습니까?

체코인을 비롯 전 세계인들은 이제 드디어 우주의 신비 우리의 시작과 끝을 알게 되었다며 흥분해 합니다. 그런데 주인공에게는 우주에서 필연적인 문제에 만납니다. 실제 우주 여행 중에서 가장 문제가 큰 것은 식량 문제가 아니라 수면 문제입니다. 달까지 가는 데 며칠 동안의 우주 여행에서 우주인들이 잠을 못 잔 것은 유명하죠. 무중력 상태와 생체 시계의 교란 그리고 우주선 내부의 끝없는 소음 때문에 잠을 이루기가 대단히 어렵습니다. 그런데 달보다 몇 천 배 더 긴 여행을 하는 우주인들은 만약에 수면제가 떨어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애덤 샌들어에게 위기는 체코뿐 아니라 온 인류의 위기가 되죠. 잠을 못 이루는 아담 샌들러는 불면증의 마지막 단계에 나타나는 환각을 보게 됩니다. 바로 거미와 유사한 외계 생명체가 말을 걸어오기 시작하는 거죠.

둘 사이에 철학적 대화가 이어집니다. 그런데 관객들은 그 거미가 과연 실존하는지에 대해서 확신하기 어렵죠. 그 거미는 지적 생명체로 자유자제로 아담 샌들러의 기억을 인출하기 때문에 혹시 아담 샌들러가 극도의 외로움 속에서 또 다른 나를 창조해 대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갖게 되죠.

그 거미는 아담 샌들러에게 우주의 비밀이 궁금해 우주라는 망망대해에 돛단배 한 척으로 긴 어쩌면 영원한 여행을 한 그를 점잖게 타으릅니다. 이런 열정이 전에도 있지 않았냐? 그 때 그 사랑은 왜 이처럼 변한 거냐고 묻습니다. 영화는 아담 샌들러의 시각과 거미의 시각 즉 다초점 렌즈로 바라본 왜곡된 세상이 겹쳐지는데, 거미는 인간의 3대 특징으로 이기심 근시안 그리고 외로움을 꼽습니다. 3대 허브리스에 갇혀서 스스로를 벌주고 있다는 게 거미의 주장이죠.

아담 샌들러는 해어지기 작전의 부인과 소통을 간절히 원하고 처음에 거부하던 캐리 멀리건은 마침내 그의 망을 들어줍니다. 결국에 우주의 시작과 끝을 알려고 자신의 반쪽을 잊고 산 자신에 대한 후외였죠. 그리고 마침내 초프라 구름에 도착해 우주의 시작과 끝, 자신 뿐 아니라 모든 생명 및 무생물의 과거 현재 미래를 동시에 본 주인공은 마침내 깨달음을 얻습니다. 우주의 본질은 이미 인간 속에 구현이 되어 있고 그 본질은 인간이 만나 이루는 사랑이란 거죠. 영화에서는 존재인지 비존재인지 애매했던 우주 생물 거미가 초프라 구름에서 소멸의 과정을 거쳐 원자화하는 모습을 아름답게 그렸습니다.

우주 영화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거쳐 스필버그의 클로스 인카운터 그리고 로버트 저메키스와 칼 세이건 콤비의 컨택트와 드니 빌뇌브의 컨택트 그리고 요한 렌크의 우주인까지 이어저 오면서 관통된 하나의 메시지를 던집니다. “우주로 간 인간이여! 지구의 짝과 떨어지려고 하지 말라.”

우주의 끝에서 만난 인간(즉 넷플릭스 유저)들이 귀로 듣는 음악이 사이몬 앤 가펑클의 '사운드 오브 사일런스'가 아니라 맥스 라이터의 이 노래 나를 떠나지마인 것은 다 이유가 있는 거죠.

https://youtu.be/EH8i_-vUwGY?si=6hD5FawYUWpP9a3B

 

 

 

관련기사

저작권자 © 괜찮은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